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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산, 고령임신, 응급제왕절개(하반신마취), 39주0일 2019-10-18 09:44:37
작성자   루시나산부인과 imusiwer1@nate.com 조회  1174   |   추천  92

 지금 저는 분만 후 이틀째에요. 입원한 상태로 이 후기를 남깁니다. 의료진과 본부장님 및 실장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커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산모교실과 요가교실에서 눈인사만으로도 의지가 되었던 산모님들이 한 분씩 사라지면서 '아기를 잘 낳으셨구나~', '장하시다~', '몸조리 잘 하셨으면~' 등등의 마음이 들더라구요. 축하인사도 하고 싶구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괜한 동지애도 느꼈구요. 그래서 다른 산모님들도 갑자기 사라진 저의 안부를 궁금해하실까 싶어서 입원실에서 몇 자 남겨요.

 

 44세 노산에 초산에 운동신경도 없고 운동도 하지 않았던 제가 자연분만의 꿈을 갖고 막달이 거의 다 되어서야 루시나산부인과 요가교실에 다녔었는데요. 일주일에 두 번 하는 그 과정 중에서도 감기가 지독하게 걸려서 몇 번 빠졌답니다. 시험 앞 둔 수험생마냥 밀린 공부 하느라 집에서 알려주신 동작들도 열심히 따라하고 걷기도 나름 했으나 체력도 안좋고 그 동안 피곤도 누적되어서... 한마디로... 나이가 나이인지라... 조금 움직이면 밤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열감도 안떨어지고 기침도 심해서 약을 달고 살았어요.

 

 38주 6일인 16일 월요일 아침6시에 확신을 가질만한 이슬을 봤어요. 그리고 진통이 곧 오겠구나 싶어서 집정리를 해놨어요. 요가를 11시에 갔는데요. 진료가 다음 날 잡혀있어서 진짜 진통이 오면 가야지 싶더라구요. 어차피 다음 날 진료도 있구요. 조금 빨리빨리 걸어보라는 조언 덕분에 그 날 조금 걸었는데 저녁에 엄청 피곤하더라구요. 가진통은 계속 있었구요. 땀을 엄청 흘리면서 피곤해서인지 꿀잠을 잤어요. 

 다음 날 39주0일 17일 새벽5시에 그 전날과 비슷한 이슬을 봤고 11시경에도 보이더라구요. 어차피 오후3시에 진료가 있어서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갔구요. 2층에서 조오숙 원장님 뵙기 전에 상태를 말씀드렸는데, 이미 내용 전달이 되었는지 태동검사부터 하고 오라고 하셨어요. 아기는 딸꾹질을 하고 저는 조금씩 가진통이 있었어요. 잠시 기다리다가 진료를 봤는데 원장님이 초음파를 보시더니 양수가 줄어들었다고... 오후에 아기가 나와야 한다고 입원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자리에서 남편에게 연락하라고 남편 도착 즈음에 맞춰서 마취 선생님께 연락하고 수술하자고 하셔서 바로 3층으로 갔어요. 가기 전에 민기희 본부장님께 저 양수가 새서 수술해야 한데요... 말씀드리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어떻게 엄마가 양수 새는 줄도 몰랐나 ... 아기에게 미안해서요. 따뜻하게 위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틈내서 몇 번을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저런 검사를 하고 수액을 맞으면서 남편을 기다렸고, 잠시의 만남 후에 오후 6시경에 수술실로 갔어요. 언제 식사를 했는지 물으시고는 하반신마취만 하자고 하셨고 상반신은 수면제를 주시는 줄 알았는데, 먹은 음식물이 꽤 많아서 그게 불가능하다고 하셨어요. 

 가리개로 가려서 수술하는 걸 보지는 않아요. 그런데 뭔가를 느끼긴해요. 게다가 상반신은 깨어 있어서 선생님들과 진행상황이며 대화 가능하구요. 이 마취는 마취과 선생님이 계속 지켜보시더라구요. 상황에 따라 아프냐고 확인하시면서 약물을 더 투입하기도 해요. 혹시 몰라 산소호흡기도 끼구요. 아기는 금방 나오구요. 우는 아기에게 '아가야, 엄마야~ 반가워~ 장하다~' 이렇게 말하니까 우는 거 멈추고 듣더라구요. 감격적이어서 제가 자꾸 우니까 울면 원장선생님이 후처치하는 거 힘드시고 제 호흡에 안좋다고 말씀하셔서 정신차렸구요. 중간쯤되면서 양쪽 손이 덜덜덜 떨려요. 양쪽 팔은 묶어 놓으셔서 큰 문제는 없었어요. 조오숙 선생님의 명쾌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 덕분에 늘 신뢰하고 있었구요. 수술실의 간호사 선생님들이 연륜이 있으셔서 안심하셔도 되요. 김창훈 원장님도 수술 전에 왔다갔다 하시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정신은 멀쩡하니까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번 드렸어요.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회복실에 있다가 양쪽 어른들 뵙고, 10시경에 병실에 입원했어요. 지금 누워서 후기도 쓰고... 루시나산부인과 덕분에 아직은 멀쩡해요. 오늘 오후에 소변줄 빼고 많이 움직여서 얼른 회복해야죠. 요가교실에서 뵈었던 산모님들, 저 여기에 아기 잘 낳고 있어요. 혹시 출산후기 뒤져보며 마음의 준비하시는 산모님들, 의료진들 믿고 맘 편하게 계셔도 되요. 이렇게 게으르고 둔하고 나이 많은 저도 했어요. 감동분만 하세요!



 

2.8Kg의 흰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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